애플 뮤직 4개월 체험판 신청해놓고서는 정작 음악은 제대로 안 듣고 주로 내가 좋아하는 가수 음원 스트리밍에만 이용하다가

열흘 후면 체험판이 끝난다는 사실을 깨닫고는 이것 저것 여러 앨범을 찾아듣다 도이치 그라모폰에서 나온 조성진의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 20번, 피아노 소나타 및 환상곡이 수록되어 있는 음반을 듣고 있는 중이다.

발매일이 11월 16일로 되어있는 거 보니 신보인 것 같다. 검색해 보니 음반 발매 시점에 맞춰 서울 공연도 예정되어 있다. 

내년 순회공연 일정에 내가 사는 곳도 포함되어 있던데 그러고 보니 계속 예매해야지 마음만 먹고 여지껏 미루고 있었다.


이번에 녹음한 피아노 협주곡 20번은 3위로 입상했던 2011년 차이코프스키 콩쿨 본선에서도 연주했던 곡


모차르트의 음악은 가볍게 들으면 단순하고 유치한 것 같지만 그 안에 들어있는 여러가지 복잡한 감정들을 제대로 표현해내려면 연주자의 역량이 정말 중요하다.

전문 연주자의 피아노 소나타 연주를 들으면 이게 내가 어렸을 적 피아노 학원 다니면서 쳤던 같은 곡이 맞나 싶을 정도로 색다른 음악으로 다가오는 것도 그 때문.

잠시 노래를 공부했을 때 내 목소리가 모차르트에 잘 맞는 음색이라 모차르트 오페라에 나오는 아리아를 몇 곡 불렀었는데

정말 악보도 간단하고 음, 박자를 익히는 건 정말 쉬웠지만 가사에 담긴 감정을 단순한 멜로디에 실어 부르는 게 어찌나 어렵던지...

피가로의 결혼에서 백작부인이 부르는 Porgi, amor나 마술피리에서 파미나의 아리아 Ach, ich fühl's 같은 곡은 정말 역대급으로 부르기 어려운 노래라고 생각.

그래서 캐슬린 배틀, 바바라 보니, 마리아 조앙 피레스, 미츠코 우치다 같이 모차르트 음악을 정말 맛깔나게 소화해내는 성악가나 연주자를 존경한다.


전문가도 아닌 내가 음반평을 하는 건 무리지만 그래도 간단한 감상평을 한다면 이 음반에서 조성진의 연주는 자기 몸에 꼭 맞는 옷을 입은 것 같은 연주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무리하지 않고 과하지 않은, 물 흐르듯 편안하게, 겉으로 드러나는 천진난만함 속에 숨겨진 복잡한 감정선을 잘 살리는,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딱 좋은 연주.


앞으로도 모차르트 녹음 계속 해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프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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